인구 2만7천의 작은 군으로 소문에 의존하는 정보전달 방식에 익숙하고, 뉴스보다 소식의 개념이라고 해야 할 만큼 정보생산 또한 열악하다. 거기에 신문을 생산하는데 있어 기본적인 경비를 충당할 기초여건도 부족하다.
언론의 소명인 정보 전달을 통한 견제의 역할 또한 정치적 이해관계와 학연, 지연으로 얽힌 인간관계를 초월해 주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기가 간단치만은 않다.
그리고 메이저신문사들이 독점하고 있는 한국 신문시장과 광역권신문의 난립, 인터넷 언론매체의 발달로 인해 지역신문은 설자리가 없다.
지역사회의 생활과 삶의 이야기는 지역 언론이 담당하는 것이 맞다. 이는 당연하고 분명한 지역 신문의 역할이며 지역신문의 존재이유다.
일간지와 인터넷 미디어가 지방에도 우후죽순으로 생겨나, 정보가 기관의 보도자료로 국한되고 그것을 유도하고, 길 들이기하는 단체장들의 이기심이 지역신문이 설자리를 잃은 또 다른 이유다.
지역민들에게 관심을 이끌어 낼 전문적 노하우와 식견을 가진 인력을 배출해 내지 못한 것은 반성해야 한다.
여기에 지방자치단체나 지역 사회단체, 그리고 지역민들의 시선 또한 곱지는 않다.
사회 부조리를 들춰내는 직업이 뭐 그리 호의적일까만은 필요악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한지 고민해 본다.
지역사회의 건전한 지역신문은 지역의 행정과 치안과 교육을 투명하게 하고, 지역이 품격을 갖추게 하고, 지역사회를 다원화하며, 편 가르기로 오해받기도 하지만 멀리 보면 지역을 단합시키는 매개체 역할을 하리라 확신한다.
지역 신문은 내 주변 이야기를 다루고, 오고 가는 소통의 장이 되며, 생활 정보지가 되어 맛, 멋, 자랑, 소개가 어우러진 장터가 되며, 지역 신문을 구독하는 구독자의 이야기가 신문 지면에서 소개되는 신문의 주인이며 주인공이 된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사건, 사고가 지역 신문의 주요 소재다.
일간지와 인터넷 미디어는 여의도를 비롯한 대도시에만 관심이 있고, 외국의 사건 사고와 국가의 총체적 문제들을 주로 다루면서 실제 우리지역 이야기에 소극적이다.
우리의 신문 구독 습관이 청와대와 국회에만 오로지 관심을 집중해 지역의 문제와 지역발전을 위한 공론의 장 형성에 저해 요인은 되지 않았는지 고민해 보자.
이제 습관적으로 찾는 인터넷 뉴스와 전국지 신문은 조금 멀리해 보고, 지역 신문에도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한다.
구례지역에서 일어나는 여러 사회 현상들을 구례뉴스에서 만나고, 토론하고, 민주적인 마을 공동체를 실현하기 위해 서로 터놓고 이야기하고 싶다.
그래도 결론이 나지 않으면 토론모임을 만들고 치열하게 지역 발전을 위한 대안을 만들어 보았으면 한다. 신문이라는 공간을 통해 기고도 하고, 비판도 하고, 때로는 제보도 해 주셨으면 한다. 그것이 지역 신문을 살리는 길이며, 지역 사회의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길이 아닐까?
한국타임즈 양준식 기자 junesic10@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