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자 다음날인 29일 순천시의회 21명의 의원들은 이낙연 지사의 견해를 비판하는 성명서를 당일 오후 2시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했다.
순천시의회 21명의 의원들은 성명서에서 "28일 이 지사가 순천시청에서 이루어진 도민과의 대화에서 LF아울렛은 시대의 큰 흐름을 외면할 수 없다고 밝힌 것은, 입점을 추진할 것이라는 본인의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원들은 또 이 지사가 LF아울렛을 밀어붙이기식으로 추진하지 말 것과, 중국관광객이 전남지역만을 관광하고 가는 것이 아닌 만큼, 28일 도민과의 대화에서 "중국관광객 입장을 핑계 삼아 이 지사가 입점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던 것"에도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하지만 이 같은 21명의 의원들이 동의를 받았다는 성명서 발표를, 서정진 운영위원장은 성명서 기자회견장에서까지 만류했었다. 그리고 30일이 되어서야 성명서에 동의를 한 것으로 알려진 일부 의원들이 동의 절차에 문제가 있었음이 드러났다.
일부 의원들은 성명서 내용을 당일 오후 1시 30분에야 '카톡'으로 전달받았으며, 이미 본회의에서 광양LF아울렛 입점을 반대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기 때문에, 굳이 새삼스럽게 같은 내용의 성명서에 반대를 할 이유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지점에서 관과 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는데, 바로 성명서 기자회견을 알리는 현수막의 내용이다. 이날 성명서를 발표하는 의회 소회의실에 걸린 현수막에는 '아울렛만이 상생이고 순천 상인들의 눈물은 안보이나요'라는 호소가 적혀있다.
해당 문구는 보는 이의 감성을 자극할만한 문구로 이는, 당일 오전 오후 들어서야 부산하게 움직이며 의원들에게 성명서의 동의를 전화 또는 구두로 받은 점에 비추어 현수막의 내용은 사전에 많은 준비가 된 것임을 알게 해준다.
때문에 서정진 운영위원장은 이날 성명서 발표 기자회견을 만류하면서 다수 의원들이 성명서에 동의를 한 것으로 발표되는 한 사전에 협의가 필요한 절차적 문제점을 지적했다.
왜냐면 해당 사안은 바로 문화경제위원회 상임위 소관사항이기 때문이다. 문경위 소관사항의 일이 정작 현장에는 문경위 소속 의원들이 한 사람도 참석을 안했다. 그래서 하루 이틀 늦추거나 최소한 관련 상임위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느냐는 시각이었던 것이다.
저간의 사정이 이러함에 왜 관련 상임위 의원들이 다른행사로 인해 불참한 가운데 굳이 29일 서둘러 이낙연 지사를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해야 했을까?
그리고 이 지사 비판 성명서는 누가 주도했을까? 문경위 소속 의원들은 하나도 직접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그럴 시간적 여유자체가 없었다. 그냥 통보를 받았을 뿐이다.
그렇다면 그 같은 방식의 성명서 발표 기자회견이 과연 적절했을까? 굳이 29일 서둘러 성명서를 발표하지 않으면 안 되는 피치 못할 그 어떤 사연이 있어서 그랬는지. 의문이 가는 지점이다.
이미 공개적으로 순천시의회가 만장일치로 반대한 내용을 새삼, 도지사의 말을 꼬투리 잡아 드러내놓고 그래야만 할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그시간 정작 상인들은 김병권 의장과 향후 광양LF아울렛 반대를 위한 원포인트 임시회 개최까지도 검토를 하고 있었다.
이처럼 순천시의회가 인근도시와의 불가피한 마찰을 감수하면서까지 상인들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하려 노력하는 중이기에 도지사의 순천 방문 다음날 굳이 그렇게 들이댈 필요까지는 없었다.
한국타임즈 양준석 기자 kailas21@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