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배섬 진도'의 유래는 백제시대 인진도군(因珍島郡)을 진도군으로 개칭하여 지금에 이르니 실로 그 유서가 깊다. 보배섬과 보물섬. 국어사전을 보면 보배와 보물은 소리와 모양만 다를뿐 단어가 뜻하는 의미는 같다. 그런데 한국의 세네번째로 큰섬인 남해도에서 2004년 특허청에 '보물섬 남해군'을 브랜드 슬로건으로 상표등록을 이미 해버렸다. 그래서 우리 진도군은 더 이상 '보물섬 진도군'을 쓸 수가 없다.
『 …지난해 진도 신비의 바닷길 축제 개최시 체계적인 준비와 내실있는 체험행사, 공격적인 홍보 등으로 외국인 7만 5,000여명 등 51만명의 방문객을 끌어모으는 …』（ 2014.1.23일자 '예향진도신문' 기사중에서）
시대는 지구촌 시대다. 우리는 7만5,000여명에 이르는 외국인들에게 세계공통어인 영어로 바꿔 말해 줄 수밖엔 없다. 그런데 보배와 보물을 영역하자면 한단어 뿐이니 '보배섬 진도'와 '보물섬 남해도'는 어떻게 달리 소통할 수 있을까?
이번 기회에 아주 진도군의 브랜드 슬로건을 '신비한섬 진도'로 바꿔버리기를 강력히 주장하는 바이다.
1996년 일본에서는 뽕할머니 전설을 가사에 녹여담아 무명의 대중가요 가수 텐도요시미가 진도물어(珍島物語)라는 노래를 만들어 일본열도를 1년이상 지진이 난 것처럼 흔들어 놓으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고 한다. 행운의 섬 진도는 '신비한 섬'으로 저절로 이미지 메이킹이 돼버렸지 않았던가. 이게 바로 한류의 원조는 아닐까 하지만 말이다.
올해는 아베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독도문제 등으로 일본 방문객의 숫자가 줄어들 것이라고 한다. 작년만해도 크루즈선으로 한배 가득 관광객들이 몰려왔다고 한다.
『 … 특히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축제 프로그램 발굴과 운영이 돋보여 축제장을 찾은 외국인들로부터 찬사를 받은 것이…』（ 2014.1.23일자 '예향진도신문' 기사중에서）
급기야 진도의 바닷길 축제는 지난해 연말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대한민국 최우수축제'로 선정돼 2억5,000만원의 관광진흥기금을 지원받고 한국관광공사를 통해 해외 홍보와 축제 컨설팅 등의 지원을 받는다고 했다. 드디어 '진도 신비의 바닷길 축제'라는 관광상품을 국제시장에 명품으로 진열하게 됐다.
진도군은 이것뿐이랴.
고려시대 한민족의 주체성과 정통성을 고스란히 간직한 삼별초가 용장궁을 짓고 진도천도(遷都)….
지금 남한 땅에서는 유일하게 사람 죽어 상여 나갈 때 꽹과리치고 북치고 장구치고 징소리가 징징 춤추고 하면서 서러움이 새로운 희망으로 승화되는 상여노래….
물론 이 또한 세계 유네스코 유산등록을 위해 막바지 작업이 한창인 걸로 듣고있다.
바로 이것은 저 대륙을 호령하며 진취적 기상을 가졌던 고구려의 문화를 승계하고 있다고 '문헌비고'는 말하고 있다.
아무튼 대한민국의 행정상 군 단위에선 무형문화재 1개만 갖고 있어도 훌륭하다고 한다는데 우리 진도군은 국가무형문화재에다가 지방문화재까지 합하면 10여개가 된다.
이 세상의 일이란 결코 우연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지난해 8월 중소기업청 지역특화발전 특구위원회에서 전국 최초로 '민족문화예술특구'로 지정·고시해 국·도·군비 310억여 원을 지원받아 투자한다고 난리다.
무릇 진도군은 '보배·보물섬 진도'로는 설명할 수 있는 범주를 벌써 훌쩍 뛰어 넘었다고 본다.
21세기는 글로벌시대다. 눈뜨고 나면 바뀌고 업(up)되는 세상이다.
바야흐로 이제는 '신비한섬 진도' 시대다.
한국타임즈 하성호 기자 ejmd21@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