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이 지나온 지금은 어떠한가? 전쟁(전투), 정전(휴전), 평화, 우리는 총성이 멎었다고 평화라 착각하고 있지는 않을까?
북한은 이 시간에도 정전을 전승기념일로 정하고 해외 취재원 및 친북인사 천여명을 초청, 수송 능력이 부족해 퇴역 비행기까지 동원하는 등 아리랑 열병식에 10 만명이 출연 일치된 행동을 보임으로 세를 과시한다.
한편 우리는 개성공단의 협상결렬 등을 보며 참담한 마음으로 기념식을 지켜본다. 특히 접경지역 주민들의 심정은 낙관 아닌 낙관을 하면서 슬픔에 젖는다.
한반도 문제가 늘 그랬듯이 충돌과 대화가 반복되는 '맞대응' 양상을 보여왔기 때문에 총성이 멎은 후에도 일촉즉발의 순간들이 너무 많아 언제까지 우리는 이러한 반복된 역사 속에 살아야 하는가? 소모적인 이념갈등의 대결을 우리 후손들에게까지 물려줘야 하나? 한반도의 항구적 통일의 평화는 언제 올 것인가?
이제 우리는 새로운 평화의 길을 모색해야 할 때라는 것을 촉구하면서, 그 동안 얼마나 많은 소모적인 충돌을 해왔는가를 살펴 보고, 역사적 사실을 바로알고 올바른 해결책을 찾아보고자 한다.
1953년 정전협정 이후 남북간에는 크고 작은 충돌 사건이 수없이 일어났다. 비록 총성은 멎었지만 항구적인 평화상태가 아닌 휴전의 성격이어서 북한은 기습 도발을 통해 통일주도권 쟁취를 위해 1957년 11월 9일 동해상에서 우리 어선 '어성호' 등 7척을 동해NLL(북방한계선)을 넘었다는 이유로 나포해 우리의 적개심을 유발 시켰으며, 이후 동서 해안에서 어민납북 및 어로구역상의 충돌은 끊이질 않았다.
1958년 2월 KNA(대한국민항공사)기 납북사건, 어선납치사건, 62년 12월 13일 연평도 근해에서 정전 후 첫 해상교전이 일어나 우리군 6명이 사망했다.
1966년 북한이 미 2사단 DMZ(비무장지대) 순찰조에 매복 공격을 가해 카투사 1명, 미군 1명, 우리군 2명이 전사했고, 1967년 남북 군사관계에서 가장 많은 비극적인 사건들이 일어났다. 1967년 1월 19일 우리 해군 당포함(PCE-56)이 동해상에서 북한군 해안포대의 공격을 받고 침몰, 이 사건으로 전사 및 실종 39명, 부상자 40명 등 모두 79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5월 22일 북한이 서부전선의 미군 막사를 폭파해 2명이 사망하고 19명이 중상을 입은 사건이 발생했으며, 8월 7일판문점 남쪽 대성동 '자유의 마을' 앞에서 야간매복하고 있다가 미군을 습격, 3명이 전사하고 17명이 부상당했다.
이에 대해 우리군은 1967년 9월 당시 방첩부대 이진삼 대위가 특수 요원들을 이끌고 황해도 개풍군에 3차례 침투 북한군 33명을 사살했다. 북한도 보복 차원에 1968년 '1.21 청와대 침투사건'과 '울진·삼척 무장간첩 침투사건' 등을 일으켰다. 특히 '1.21 청와대 침투사건'은 박정희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고 청와대 근처까지 접근해 당시 종로경차서 최규식 서장 순직으로 일단락 됐으나 사회에 큰 충격을 줬고 주민들의 대북 적개심은 더욱 커졌다.
이를 계기로 4월 1일 '향토예비군'이 창설됐다. 이 사건과 관련 김일성은 1972년 5월 이후락 밀사를 통해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1968년 1월 23일 북한은 원산항 근처에서 미 해군의 정보수집함 푸에블로(Pueblo) 함을 납치해 미국의 엔터프라이즈 항공모함이 출동하는 등 일촉즉발의 위기까지 갔었다. 1969년 4월 15일에는 미 해군 소속의 EC-121 워닝스타(warning star) 정찰기를 북한 공군 미그 21 전투기가 발사한 공대공 유도탄 AA-2 아톨에 의해 격추당해 34명의 승무원이 사망했다.
1960년대 후반은 말 그대로 전쟁 일보직전이어서 지금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한반도의 긴장이 높았었다.
이러한 가운데 1970년대부터는 남북대화가 시작됐으며, 1971년 9월 20일부터 적십자회담이 시작됐다. 적십자회담을 계기로 1972년 7월 4일 역사적인 '7.4남북공동성명'이 발표됐다. 이 합의서가 남북 당국자간 최초의 문건이었다.
그러나 1973년 8월 8일 발생한 '김대중 납치사건'으로 회담이 중지됐고, 1974년 8월 15일 문세광에 의한 육영수 여사 시해사건 발생으로 적십자 회담도 1978년 8월 중단됐다.
한편 북한은 1973년 3월 7일 백골부대가 비무장지대 MDL(군사분계선) 표지판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을 때 기습공격을 감행, 우리군에게 피해를 입혔다. 당시 사단장이던 박정인 장군은 포병연대에 사격명령을 내려 포탄 1발이 북한군 GP(감시초소)에 명중해 북한군에게 피해를 줬다.
1976년 8월 18일 북한군이 미루나무 제거 작업을 하고 있던 미군을 공격, 미군 보니파스 대위 등 2명이 사망 미국은 항공모함을 동원한 가운데 미루나무 제거작업을 강행했다. 8월 21일 당시 김일성은 인민군 총사령관 명의로 UN군 사령관에게 사과의 메시지를 보냈다.
1980년대 들어 1983년 10월 9일 북한 특수부대가 미얀마에서 전두환 대통령 암살을 기도한 사건이 발생, 우리의 유능한 인재들이 순직 했다. 이에 우리측은 '벌초작전'이라는 암호명으로 평양 주석궁을 비롯한 주요시설을 초토화하려는 계획을 세웠으나, 레이건 행정부가 전면전을 우려, 반대해 무산됐다. 이것이 실천됐으면 '제2의 6.25 전쟁'이 일어났을 지도 모른다는 역사의 아이러니는 최근들어 북한이 김병관 국방부장관 내정자, 김관진 국방장관, 일부 언론 등을 '벌초대상'으로 지목한 점이 우리의 용어를 북한이 인용한 용어인 것이다.
1984년 11월 23일 JSA(공동경비구역)에서 총격전이 벌어져 우리군 1명과 북한군 3명이 사망했으며, 88서울올림픽을 앞둔 1987년 11월 29일에는 북한이 KAL기를 폭파하는 사건이 일어나 김현희씨가 산증인이 됐다. 이것은 2002년 6월 월드컵 중에 '제2 연평해전'이 발생한 점, 2010년 11월 G20 정상회의 이후 연평포격 사건이 발생한 점을 고려 할 때, 우리나라의 세계적인 행사를 전후해 북한의 큰 도발이 자행된다는 것을 시사해 준다. 물론 북한의 무력충돌은 공개된 것 외 알 수 없는 부분이 너무 많아 사건 발생 배경이나 해석의 결론을 단정적으로 내리기엔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1990년대 들어서 1996년 9월 강릉 무장간첩 26명의 침투사건이 발생해 13명은 사망하고 11명은 자폭했으며, 우리군도 5명이 사망했다. 이후 우리 측에는 소위 '진보적'인 김대중 정부가 등장했음에도 북한의 무력 충돌은 계속됐다. 특히 서해 북방한계선(NLL) 근처에서 지속적인 도발이 일어나 1999년 6월 15일 일어난 1차 서해교전은 옹진반도 남단에서 조업 중인 북측 꽃게잡이 어선보호 차원이라며 북한 경비정이 NLL을 침범하면서 일어났다. 우리 해군은 NLL을 넘어온 북한 경비정을 뒤에서 밀어내기를 했고, 북한 해군은 각종 집기를 던지며 저항하다 소총과 기관포로 공격하면서 14분간 교전한 결과 북측 어뢰정 1척이 침몰했고, 중형 경비정 3척과 소형 경비정 2척 파손, 이로 인해 북한군 약 30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측은 장병 9명이 다치고, 함정 2척이 가벼운 손상을 입었다. 이후 남북 군대 간 '복수'의 악순환이 시작됐다.
북한의 보복은 2002년 한일 월드컵 한국과 터키의 3,4위전이 열린 6월 29일 오전에 일어났다. 남한 고속정이 NLL을 넘어온 북한 경비정 2척에 물러날 것을 거듭 요구하자, 북한 경비정은 남한 고속정 편대를 향해 기습적으로 함포 사격을 가했다. 25분간 교전에서 윤영하 소령 등 6명이 전사하고 19명이 부상했다. 이에 대해 남한 역시 보복에 나섰다. 2009년 11월 일어난 3차 서해교전은 북측 경비정의 NLL 침범에 대해 경고사격을 가한 뒤 교전이 이뤄졌고, 북측 경비정 1척이 반파되고 북한군 1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한은 2010년 3월 26일 연평도 인근에서 어뢰공격을 감행 우리해군 초계함, 천안함을 침몰시켜 승조원 46명이 사망했으며, 11월 23일 북한은 해안포로 민간인 거주지인 연평도에 포격을 가해 우리 해병대원 2명과 민간인 2명이 사망했고 가옥파손 등 많은 물적 피해를 입었다. 2010년 12월초 임명된 김관진 국방부장관은 '도발원점 타격'을 천명했고, 2011년 국회보고에서도 같은 뜻이 유지됐고, 2012년에는 '선제타격론'까지 공론화됐다. 3월 들어서는 김용현 합참 작전본부장이 '지휘세력 타격'까지 운운했다. 이러한 발언을 볼때 우리군이 2010년 피해에 대해 대북 '선제공격'으로 비출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러한 판단에서 인지 북한은 2월 12일 3차 핵실험 이후 우리측이나 미국의 제재에 대해 극렬히 반발했다. 특히 3월 1일부터의 독수리훈련과 3월 11일부터 21일까지 지속되는 '키리졸브' 훈련이 2월 중순경이라고 발표되면서 북한의 경계심은 더욱 증가됐다. 이런 가운데 2월 15일 우리의 최고군통수권자인 이명박 전 대통령이 '레짐 체인지(정권 교체)'를 공식 언급했다. 비록 이 발언에는 '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는 전제조건이 붙긴 했지만 북한은 강력히 반발했다. '레짐 체인지' 문제는 2002년 이후 부시 정부하에서 북핵문제 해결방안으로 민간 연구자들이 제시한 바 있으나 미국 정부나 이명박 정부도 공식적으로는 부정해왔던 사안이었다.
그러나 최고 지도자가 공식적으로 이를 발언 함으로서 '레짐 체인지'는 '작계 5027' 등에서 비밀리에 고려된 사안이었지만 공개리에 운위된 것은 북한 김정은에게는 공포감으로 다가 왔을 것이다. 한미 군사훈련 기간을 통해 제1위원장인 김정은을 '선제공격'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어난 것이다. 북한은 우리나 미국이 꿈쩍하면 핵무기를 동원해 서울은 물론 괌, 하와이, 텍사스, 워싱턴까지 공격하겠다고 최후통첩을 했다. 다분히 방어적인 언사였지만 우리의 긴장은 극에 달했다. 우리측이나 미국도 이에 지지 않고 괌에서 B-52와 F-22가 날아오고, 미국본토에서 B-2가 날아왔다. 핵잠수함과 이지스함까지 동원했다.
이러한 군사적 조치는 우리가 6.25 전쟁 이후부터 갖게 된 '빨갱이 콤플렉스'에 버금가는 '대미 공포증'을 북한이 가지고 있고, 미국과 대립했던 1980년대 후반 및 1990년대 초 소련 및 사회주의권 국가들의 붕괴, 1991년 미국의 이라크 공격, 2001년 10월 아프가니스탄 침공, 2003년 이라크 침공 및 후세인 제거, 2011년 10월 리비아의 카다피 제거, 그리고 무인폭격기인 '프로데터'나 '드론'을 통한 알카에다 세력 제거 등을 보면서 극도의 '대미 공포증'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노동신문'이 지난 4월 18일 핵포기 국가였던 리비아의 최후를 거론하면서 핵포기 절대불가를 주장한 것이 그 증거이다.
긴장이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우리는 언제까지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살어름판 같은 길을 걸어가며 살아야 하는가? 누군가는 이 고리를 끊을 것인가? 알렉산더가 '고르디우스(Gordius)의 매듭'을 끊듯이 단칼에 끊을 수는 없겠지만 누군가가 이 일을 해내야 한다. 다른 이해당사자들은 아무도 이러한 일을 하지 못 한다. 모두 다 우리가 해내야 한다. 우리에게 떠넘기고 있다. 좋은 기회가 역사속에서 자주 오는 것은 아니다. 2005년 9.19 공동성명을 우리의 손으로 역할을 해냈던 것을 기억하면서 우리 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잘 이뤄지를 기대해 보며, 정전의 역사에서 수 많은 도발의 만행을 항구적 통일의 새로운 평화의 역사가 되길 기원해 본다.
한국타임즈 편집국 hktimes1@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