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이 말하는 목민관의 자세는 현 시대에도 들어 맞는다. 다산은 목민관의 자질을 이렇게 구분하고 있다. '덕은 성품이다. 타고나는 것이다. 그러나 위엄은 풍상을 겪으면서 갖추어지는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또 위엄은 풍부한 경륜과 함께 만들어 지는 것이다. 세(勢)가 강하다하여 위엄이 생기는 것은 결코 아니다. 뜻이란 세우면 되겠지만 지혜는 하루아침에 쌓이지 않는다고 정의해 놨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지자체장(목민관)은 끝없이 공부하고 가(訶)없이 고민하면서 얻어지는 지혜를, 덕과 위엄, 뜻과 지혜로 풀어가고, 소통해야 하는 자리다. 특히 구체적으로 주민을 사랑하는 방법을 실행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지 냉철한 판단을 요구하고 있기도 하다.
그 이유는 지자체장 한사람으로 인해서 그 지역의 흥망성쇠가 달려 있는 막중한 자리이기 때문이다. 또 인사와 공사, 각종 인·허가권을 거머쥔 절대적 위치에서 이를 행사하기 때문이다.
속담에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물이 맑다'라는 말이 있다. 관(官)이 높을수록 처세와 치세를 수행함에 있어 자신 스스로에게 엄격하지 않으면 그 조직이나 단체는 오염이 스며들지 않을 수 없는 것 또한 세상 이치다.
현재 화순지역 정치사회와 군 행정이 여론의 도마 위에서 썩은 생선마냥 난도질 당하고 있다. 화순은 왜 그러냐는 것이다. 곱씹어 볼 대목이다. 지역 정치는 희망을 주지 못했고 행정은 바른 방향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7월 22일자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의 목적은 '조직 활성화'가 목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과연 '조직 활성화'를 염두에 둔 인사였는지는 따져 볼 일이다.
대다수 여론은 홍이식 군수의 구속으로 장기간 행정공백을 불러왔다는 쪽이다. 때문에 행정의 안정적 기반이 절실했던 시기다. 그런데 군 행정의 중추적 기능을 맡아왔던 서기관 2명과 사무관 4명 등을 '공로연수'라는 명분으로 갈아 치웠다.
수십년간 공직의 길을 걸어 왔던 이들의 염원은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특히 어느 지자체나 본인의 동의를 구해서 원만한 인사처리를 하는 것과 비교해서도 말썽의 소지는 다분하다. 또한 승진 대상자도 만들어 놓지 못했다. 바로 홍 군수의 구속으로 생긴 불상사였다.
그런데도 인사를 강행했던 이유가 조직의 활성화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분명한 것은 또 다른 행정의 공백을 불러온 것이고, 공무원 조직의 비정함과 특정인을 염두에 둔 인사 강행 내지는 報恩(보은)성 인사가 혼재됐다는 혹평이다.
특정인을 염두에 둔 인사라는 여론은 '직급 불부합' 인사를 하면서 상급기관의 경고로 원래의 자리로 되돌렸던 서기관 2명을 이번 인사에서는 끝내 '공로연수'라는 제도를 이용해 공직 밖으로 내몰아버렸다. 그리고 그 자리에 특정인을 서기관으로 승진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여론이 화순군청 안팎에서 파다했었다.
사무관 4명도 형평성과 행안부, 전남도(17개시·군)의 6개월 공로연수 근거를 들어서 6개월 연장을 건의 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홍 군수는 끝내 이를 거부했다고 이들은 말하고 있다. 왜 그래야 하는지? 알만 한 사람은 안다며 침묵하면서도 홍 군수의 인사방향을 통렬하게 지적했다.
먼저 감사의 대상자를 서기관으로 승진시켜 감사부서의 장으로 만드는가 하면, 홍군수 재선을 위해 '충성맹세'로 비난을 샀던 Y 모 사무관을 결국 서기관 자리에 앉혔다. 또 홍 군수 자신의 재판과 관련해 핵심 증인인 조 모 비서실장을 사무관 승진 대상자로 임명한 것이 타당하냐는 것이다.
특히, 추석절 떡값 명목 뇌물수수로 국무총리실 암행감찰반에 적발돼 전남도로부터 징계를 받았던 J 모 재무과장은 아직도 화순군 '곳간지기'로 특정 업체에 년간 수십억원대 수의계약을 하고 있다는 특혜 의혹마저 일고 있다.
또한 행정, 보건, 토목, 농업, 임업직 등의 사무관 '구성비율'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또한 다면평가도 적절치 못했다고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인사는 萬事(만사)라고 모두 입에 담고 있다. 조직을 운영하는 가장 기본이다. 잘못된 인사는 조직의 근간을 흔드는 첩경이다. 화순군은 홍 군수 취임 이후 단 한번도 제대로 된 인사를 한적이 없어 보인다.
어찌됐던 '조직 활성화'라는 명분에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민이 떠안게 됐다. 행정공백은 물론이고 놀고 먹는 간부 공무원에 급여만도 1년간 3억여 원이 넘게 혈세를 투입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홍 군수는 인사관련 태평성대를 부르는 행정의 달인 장성 김양수 군수의 철학을 날밤 세워서라도 한 수 배워봄이 어떨까?[출처: 뉴스투데이한국 투데이 시론. '뉴스투데이한국'은 당사와 제휴사임]
한국타임즈 편집국 hktimes1@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