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의원은 이날 개소식 축사에서 "중심과제는 민생문제"라며 "전반적인 구조개혁을 통해 궁극적으로 우리나라 공동체의 재 복원을 달성하겠으며, 전문가뿐만 아니라 예전에 선거에 참여했던 분들을 포함해 더 많은 전문가, 일반시민에게 개방돼 있다"고 밝혀 ‘새정치’를 위한 조직 확대와 개혁 드라이브에 시동을 걸고 나섰다.
이어 최장집 이사장은 "연구소는 좋은 정치를 할 수 있는 이론적 기반을 제공하겠으며, 이것을 해석하고 정치영역에서 실현할 것인가는 정치인으로서 안 의원의 역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이 그동안 실체 없던 '안철수 신당'이 52명의 발기인으로 구성된 연구소 진용을 드러내 보이며 정당으로써의 모습을 서서히 갖춰가고 있다.
문제는, 이 처럼 '실체 없던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이 기존 야권의 맏형 역할을 해왔던 '민주당'의 지지율보다 크게 앞서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민주당 지지율은 대체로 10%대 초반에 머물고 있어 제1야당의 모습이라고 하기에는 초라하기 이를 데 없다.
지난 5월 13일부터 15일 사이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12%였고, 새누리당은 29%였으며, 아직 실체도 없던 안철수 신당은 26%였다. 또 뒤이어 5월 31일 실시된 리서치뷰 여론조사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11.7%, 새누리당은 38.6%, 안철수 신당은 34.0%로 나타났다. 야권에서 실체도 없던 안철수 신당이 민주당을 3배 가까이 앞서고 있는 꼴이다.
지금 민주당에 대한 이 같은 국민들의 차디찬 시선은 정당으로서의 존립마저 위태롭게 할 정도다. 한 때는 정권을 창출 했던 제1야당 민주당이 왜 이렇게 됐을까. 민주당이 제아무리 제1야당으로써 정통성을 갖고 있다할지라도 지금처럼 국민으로부터 외면 받고 냉소와 조롱의 대상이 된다면 한 순간 몰락하지 말란 법도 없다. 아마 지금대로라면 민주당은 올해 10월 재보궐선거나 내년 6.4지방선거에서 혹독한 국민적 심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민주당이 이런 모습을 보이게 된 이유는, 5·4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를 구성한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이른바 '을을 위한 민주당'을 선언하고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민생문제 해결을 위해 주력하겠다고 외쳐댔지만, 말만 앞세울 뿐 당내 계파정치와 기득권 세력에 막혀 제대로 된 변화를 이뤄내지 못하고 있어 국민들의 실망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또 김한길 대표는 무소속 안철수 의원을 향해 "말은 신선해 보이지만 구현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애써 비난하고,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창당을 하던, 정치적 세력화를 하던 안철수 의원이 야권 분열의 단초를 제공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지금 당 밖의 경쟁자를 비난하고 낮춰서 뭘 얻으려고 이러는 것일까? 안철수가 그렇게도 두렵다는 생각 때문 일까? 그동안 정치권이며 국민들 사이에 새로운 제3의 정당이 나와야 된다는 말들이 회자될 때 민주당 기득권자들은 무슨 생각을 해왔을까?
민주당에는 시간이 별로 남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창당을 하더라도 야권 연합, 연대의 길을 갈 수 있게 해야지, 노원(병)의 경우처럼 독자세력으로 하겠다는 것은 지극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또 "민주당 역시, 민주당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야성을 확보해 존재감을 확인시키고, 유연성을 가지고 정부와 협력할 것은 협력하는 자세로 가는 것이 성공하는 길이며, 민주당이 안철수 의원을 의식하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어떤 주장이 옳고 그른지는 시간이 지나면 그 결과가 나오게 될 것이다. 다만 지금 민주당은 당내 모든 계파와 세력들의 뼈저린 자성과 각고의 노력이 필요한 때이며, 이를 무시하고 간과하며 국민들의 바램과 희망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한다면, 그 때는 국민들의 혹독한 심판을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한국타임즈 편집국 hktimes1@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