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이슈가 반영되듯 전남의 한 장애인단체와 시민단체가 공동으로 성명을 내고 영화 '도가니'를 계기로 장애인 인권이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지난 6일 전남농아인협회와 경실련전남협의회는 공동명의로 발표한 성명서에서, 최근 영화 '도가니'를 계기로 인화학교와 같은 특수학교와 장애인시설의 인권실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나 아직도 인권 사각지대에 놓인 장애인들이 많다고 주장했다.
이들 두 단체는 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인권침해가 단지 특정한 학교나 시설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고용, 교육, 이동 및 교통수단, 정보접근, 문화·예술, 사법·행정절차, 참정권, 건강권 등 생활 전반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점차 개선되어 가고 있다고는 하나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참여와 사회통합은 아직도 멀기만 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청각언어장애 학생들을 대상으로 가해진 참혹한 인권유린을 다루고 있는 영화 '도가니'를 계기로 청각언어장애인의 의사소통의 중요성과 수화(수어)에 대한 관심도 당연히 커져야 할 것이라며, 특히, 아직 수화통역센터를 개설하지 않은 전남도내 10개 기초지방자치단체(곡성,구례,담양,신안,영암,완도,장성,장흥,함평,화순군)가 하루빨리 수화통역센터를 개설해야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자료에 따르면, 전남지역에 등록된 18,000여명(2009년 12월, 보건복지가족부)의 청각언어장애인 가운데 수화통역을 반드시 필요로 하는 수는 3천 명 정도일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전남지역에 수화통역센터는 1998년 전남본부 개설, 2003년에 순천센터가 개설된 이래 현재까지 12개 시군에 설치되어 있다.
또 전국 8개 道의 수화통역센터 개설현황을 파악한 결과, 시군 수화통역센터 설치율은 지역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경기 96.8%, 충남 93.8%, 강원 88.9%, 경북 87.0%, 경남 83.3%, 전북 78.6%, 충북 66.7%로 나타나고 있다. 전라남도는 22개 시군 중 12곳에만 설치되어 있어 설치율이 54.5%로서 최하위 꼴찌에 머물고 있다.
이들 두 단체는 "수화통역센터 설치율이 곧 해당 도의 청각언어장애인 인권보장 순위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겠지만, 무척 부끄러운 수준임에 틀림없다"고 꼬집었다. 또한 "같은 전라남도에 속한 시군의 수화통역센터들을 비교해 보면, 대상자 수와 통역요원의 수, 보조금 액수(보조금은 시군비와 도비, 국비로 구성됨)가 천차만별"이라면서, "수화통역센터 운영 예산이 대부분 1억 내외이므로 재정부담은 이유가 될 수 없으며, 지방자치단체장의 관심과 의지에 따라서 얼마든지 설치 운영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이 두 단체는 전라남도에 대해서 전남도내 수화통역센터 미설치 시군에 대해 즉각 설치, 수화통역센터의 기능 강화, 수어(수화)문화연구소 설치, 비상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24시간 긴급통역 서비스체계 구축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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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임즈 김수경 기자 hktimes1@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