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경실련협의회(이하 '경실련')는 "최근 발표된 F1 대회 감사원 감사결과가 지역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며, "감사원은 전라남도가 F1대회 사업타당성을 검토하면서 적자사업을 흑자사업으로 왜곡하였고, 경주장 건설과정의 지도ㆍ감독 부실과 사업비 부당 지급 등의 사례도 밝혀냈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정책 실패를 낳은 근본적인 원인은 대회를 유치하고, 추진하는 정책결정과정이 객관적이지 못했고, 폐쇄적으로 이루어졌다는데서 비롯되었다고 본다"며, "도지사의 강력한 의지가 지나치게 크게 작용하여 폭넓은 공론화과정과 도민의 공감대 형성이라는 가장 중요한 절차가 무시되었고, 상업적인 성격이 큰 대회의 성격에 어울리지 않게 전라남도가 너무 깊이 개입되고, 소수의 전문가집단과 프로모터사 등 대회에 직접적으로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사실상의 참여도 보장되지 못했고, 영향력도 발휘할 수 없었다는 점도 오늘의 결과를 초래한 원인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이어 "감사원 발표 이후 곧바로 나온 도지사와 전라남도의 입장은 여전히 답답하고 무기력하게 다가온다"면서, "이미 발생한 5천억의 채무를 비롯하여 앞으로 누적될 것으로 예상되는 적자는 재정이 열악한 전라남도의 효율적인 예산운용을 크게 제약할 것이고, 두고두고 도민들은 부채를 갚아나가야 할 처지에 놓여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더 깊이 책임을 통감하고, 재정악화를 최소화하기 방안을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경실련은 "감사원의 책임자 문책에 관한 도지사의 태도 역시 적절치 않다"며, "'모든 과정의 책임이 전적으로 도지사에게 있다'는 박준영도지사의 발언은 사안의 중대성과 행정의 책임성, 법률적 측면에서 볼 때는 무책임한 발언에 가깝다"고 꼬집었다. 정책실패에 대한 총괄적이고 정치적인 책임은 도지사가 지는 게 마땅하지만 개별 사안들에 대한 책임 추궁은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특히 사업시행자인 KAVO의 공사 계약에 대해 '지도 감독 없이 방치'했고, '토취장 및 도시숲 기성검사 감독을 소홀히 해서 41억여 원의 사업비를 부당 지급'하게 되었다는 감사원의 지적은 단순한 책임 추궁을 뛰어넘어 분명한 책임자 처벌로 이어져야 할 중대한 사항이다. 이는 정책실패와 달리 부패의혹에 가깝기 때문이다.
경실련은 "전라남도는 엄중히 징계함과 동시에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본다"며, "또한 감사원 지적대로 '적자사업을 흑자사업으로 왜곡'시켰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그것이 고의인지, 과실인지는 분명히 밝혀져야 한다. 이런 점들이 밝혀져야 교훈이 되고, 잘못된 정책판단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경실련은 '도의회 의결 및 사업타당성에 대한 재검토 없이 전라남도의 재정부담으로 F1 대회를 추진하여 재정악화 초래'했다는 감사원 지적에 대해서도 분명한 해명이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감사 실시는 국회 요청에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전라남도의회의 감사요청 또한 감사의 동기로 작용하였기 때문이며, 그동안 도의회가 집행부의 일방적인 정책결정과 추진과정에 제동을 걸지 못했다는 비판은 받아야 하지만 의회의 권능을 무시하고, 사업을 추진한 것에 대한 책임은 집행부 몫이기 때문이다.
경실련은 "전라남도가 내놓은 5가지 문제해결 방안들, 즉 전남개발공사의 경주장 인수, 개최권료 재협상, 대회운영비 절감, 마켓팅 노력 확대, 정부지원 확대 등의 해법들은 그동안 얘기해온 것들을 되풀이하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울 것도 없고, 신뢰하기도 어렵다"고 꼬집으며, "다른 사람도 아닌 문제의 원인을 제공한 당사자들이 반복해 온 해법들을 다시 대안이라고 제시하고, 따라달라는데 이를 받아들이고 신뢰할 수 있는 도민들이 어디 있을까 싶다"며 비판했다.
이미 일이 이 지경이 되었고, 감사원 감사결과에 대한 도민들의 실망과 분노, 안타까움이 팽배한 상태에서 도지사와 전라남도는 도민들에게 지혜를 구하고, 판단을 요청하는 것이 상식적 태도라고 본다는 뜻이다. 경실련은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어떠한 절차가 누락되었는지, 판단을 흐리게 한 요소는 무엇이었는지, 부족한 판단력과 실무력, 정치력을 채우고자 하는 과정에서 무엇이 부족했는지 등에 대해서 깊이 성찰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경실련은 "이제 전라남도가 홀로 해법을 제시하고 일을 추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 뚜렷하게 드러난 만큼 새로운 모색과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감사원이 지적한 많은 문제점들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재정에 어느 정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전라남도가 내놓은 해법은 대회를 계속 치러도 될 만큼 적절하고 실현 가능한 해법인지, 또 다른 방안은 없는지, 대회의 지속적 추진여부 등 다양한 측면에 대해 집중적으로 진단을 하는 조직이 민관 공동으로 구성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F1대회 전반에 관한 공정하고 객관적인 현황진단과 정책 검증을 전담할 특별기구를 즉각 구성할 것을 촉구한다"며, "전라남도가 객관적이고 공개적인 검증과 공동의 정책 판단, 공동의 해법 찾기라는 상식적인 제안조차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대회 계속 개최를 둘러싼 갈등은 더욱 커지게 될 것이고, 도민들의 지지도 이끌어낼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전라남도의 즉각적인 수용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국타임즈 정승임 기자 happywoman1185@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