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성 기자 / 국가보훈처가 5.18 30주년을 맞아 정부주관의 5.18기념식장에서 불리워 질 공식 기념추모곡을 새로 제정하겠다고 나선 후, 광주·전남지역 제 시민·사회단체에서 이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5.18사적지 원형보존을 위한 광주전남시도민대책위 58개 단체와 광주시민단체협의회 27개 단체, 광주전남여성연합 6개 단체, 그리고 광주전남진보연대 30개 단체, 광주민예총 등 총 122개 단체가 참여하는 광주·전남의 시민사회단체들은 15일 오후, 옛 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소위 ‘오월의 노래’ 제정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얼마 전 행안부가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민주열사들에 대한 묵념’을 하는 것이 헌법의 기본질서를 훼손하는 행위이고, 공무원법 상 ‘공무원 품위유지 의무에 위반’된다며 직무내외를 막론, 민중의례를 실시하지 못하게 하고 이를 어길 경우 ‘관련자를 엄중 조치’하겠다는 것은 몰상식한 발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1997년 5.18이 국가기념일로 제정된 이래 역대 대통령까지도 공식 기념곡으로 전국민이 보는 앞에서 불러왔다며 현정부의 이념과 코드에 맞지 않다고 노래조차 바꾸려는 시도는 몰역사적, 반문화적, 반민주적 처사임으로 지역의 제 시민사회단체가 한목소리로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정부입장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자 보훈처가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 판단하자고 물타기 하고 있다며, 여론조사를 중단하고 소위 ‘오월의 노래’ 제정 시도에 대한 철회 입장을 공식 천명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정부의 공식행사도 아닌 노동조합 행사에서 부르는 노래조차 금지와 처벌의 대상이라면 어찌 민주주의 국가라 할 수 있겠는가? 국제적인 수치다”며 공무원 노조에 대한 금지조치를 철회하고 민주주의 훼손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위와 같은 요구가 철회되지 않을시, 광주전남 제 시민사회단체는 보훈처, 행안부를 비롯한 항의 및 규탄행동을 벌여나갈 것”이며, “아울러 5.18정신에 대한 희석화, 이념조작, 박제화를 위한 반역사적 행태에 대해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