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녀 동반 자살 소식과 관련, 한정애 민주당 대변인은 28일 현안 관련 브리핑에서 "처절할 만큼 가슴 아픈 사건에 온 국민이 아파하고 있다"라며 "이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그분들의 안타까운 소식에 '절망의 대한민국', '슬픈 대한민국'의 자화상을 보는 것 같아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며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의 브리핑을 서면으로 대체했다.
유명을 달리한 세모녀는 지난 26일 "주인 아주머니께… 죄송합니다.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70만원이 든 봉투만 남기고, 결국 함께 세상을 떠났다. 그 누구도 원망하지 않고 그저 미안하고 죄송하다는 말을 남기고 안타깝게 떠난 것이다.
이들의 안타까운 죽음은 '사회적 타살'이며, '주변에 자그마한 관심마져도 소홀할 수밖에 없는 우리 시대의 모습이며, 현실'이라는 자성의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세모녀는 서울 송파구 석촌동의 한 단독주택 반지하에서 근근이 삶을 이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빛조차 잘 들어오지 않는 어두운 반지하 방안에서 생활했던 세모녀는, 12년 전 남편이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자, 이 후 엄마인 박 모(60)씨가 식당 일을 하며 벌어 온 돈 120만원으로 생활해 왔다.
앞서 세상을 떠난 아빠의 병원 치료비 등으로 두 딸은 카드빚을 지게 됐고, 이 때문에 딸들이 신용불량자가 된 상황으로 마땅히 취직도 할 수 없었다. 뿐만 아니라 두 딸(35, 32)은 고혈압과 당뇨로 건강이 좋지 않았지만, 병원비 부담 때문에 제대로 된 치료도 받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엄마인 박 씨가 식당에서 벌어온 돈 120만원이 세모녀의 수입 전부였지만, 한 번도 연체하지 않고, 이 가운데 50만원 씩은 꼬박꼬박 집세로 냈고, 또 7~8만원은 공과금으로 납부하며, 나머지로 생활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엄마 박 씨가 식당 일을 마치고 귀가 길에 넘어져 팔을 다치게 됐고, 결국 이 수입마저도 끊기게 돼 지독한 생활고 때문에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것으로 보여진다.
지난 27일 서울 송파경찰서는 26일 집 주인의 신고로, 엄마 박 모씨와 큰딸, 작은딸이 숨진 채 발견된 것을 확인했으며, "집의 창문을 청테이프로 막아 놓고, 외부인 출입이나 타살 흔적이 없으며 번개탄을 피운 점을 보아 동반자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안타깝게 생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세 모녀의 명복을 기원한다.
"우리 사회가 조금 더 사회적 약자 보호에, 사회안전망 구축에, 복지 확대에 집중했다면 하는 안타까운 반성을 하게 된다." 한정애 의원의 브리핑 내용이지만, 우리 모두 다시 한 번 주변을 돌아보는 것도 중요하겠거니와 특히, 정치권에서는 갈수록 커져만 가는 사회 양극화 현상, 빈부 격차를 바로잡을 수 있는 특단의 조치라도 내놔야 할 시점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한국타임즈 김호성 기자 hktimes@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