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2시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는 국민의힘 3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 합동연설회가 열렸다. 당원 1천여 명이 자리한 가운데 연설에 참석한 당 대표 후보, 최고위원 후보, 청년대표 후보들은 각자의 정견을 발표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좌중의 관심이 높았던 것은 당 대표 후보 4인의 연설이었다.
가장 먼저 연설에 나선 황교안 후보는 "호남이 국가 미래 비전의 핵이 되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호남에 적어도 세 명의 국회의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난번 당 대표를 할 때는 한 명만 세우고 두 명을 채우지 못한 채 물러났다. 당 대표가 된다면 반드시 호남에 세 명의 국회의원을 세워 내겠다"면서 호남 국회의원 발탁을 약속했다.
광주 복합쇼핑몰과 새만금 메가시티, 고흥 우주항공산업의 성공적 유치 공약도 언급한 황 후보는 이어 "앞으로 정권을 빼앗기지 않고 30년 자유민주주의 정권을 이어가고 싶다는 꿈이 있다"면서 "이를 위해 당원과 지지자분들 모두가 하나로 힘을 모아 달라"고 주문했다.
'돌풍'이라고 평가 받는 천하람 후보는 "처음 국민의힘으로 정치를 할 때 투명인간 취급에 가까웠다"면서 "없는 집에서 싸움난다고 호남 몫이라는 작은 지분을 움켜쥐고자 다툼이 생기는 것을 많이 봤는데, 우리 당의 호남 정치가 호남을 팔아 본인의 입지를 강화해보려는 일부 정치 모리배들의 놀이터가 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우리 당의 호남 전략은 단 하나여야 한다. 신기록을 세우기 위해 경쟁하는 것이다"면서 "오랜만에 호남에서 비례대표를 당선시키면서 호남의 2당이 되는 가시적인 성과를 냈으니 민주당이 경상도 출신 대선후보를 만드는 것처럼 국민의힘도 호남을 핵심지역으로 삼아 전국선거를 이길 고민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호남의 큰 정치인을 우리 당에서 배출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저에게 더 큰 역할을 부여해주시기 바란다. 제가 대표가 된다면 호남의 많은 사람들도 더 큰 기대와 요구사항을 가지고 다가올 것이고, 저는 그 승부를 할 자신이 있다"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세 번째로 연설대에 선 안철수 후보는 "제 삶의 기준은 헌신이다"면서 "V3를 무료 배포하고 대구 코로나 때도 가장 먼저 뛰어가 봉사했다.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도 정권교체를 위해 내 몸을 던졌으며 단일화로 정권교체를 이뤄냈다. 저의 결단이 역사의 물줄기를 바꿨다"면서 자신이 걸어온 길을 어필했다.
이어 "이번 전당대회 출마는 총선 승리로 정권교체를 완성시키는 것만이 목표로, 총선에 승리하면 바로 당 대표직을 내려놓을 것이다. 대표직을 대권 발판으로 삼을 생각은 전혀 없다"라고 출마 이유를 밝히며, "내년 총선에서 압승을 하려면 호남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저는 이미 호남에서 승리를 해 봤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나선 김기현 후보는 복합쇼핑몰, 군 공항이전, 국립의대 신설, 반도체 특화단지 조성 등을 약속하면서 "국민의 힘이 호남에서 지지를 받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진심과 진정성이라 생각한다. 일회성의 보여주기가 아닌 진정한 마음을 가지고 국민 대통합의 의지를 실천으로 보여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당 내부 살림은 내부 사정을 잘 알아야 한다. 그래서 뿌리가 중요한 것이다. 호남을 위한 일을 하려면 대통령과 손발이 맞아야 한다. 이 모든 것에 적합한 후보는 저 뿐이다"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한편, 집권 여당의 대표 후보들 답게 신경전도 오갔다. 안철수 후보가 김기현 후보를 향해 "당 대표가 되면 내년 총선 출마지역을 당에 맡기겠다고 약속했다. 호남도 예외는 아니다"면서 "당이 요청한다면 저처럼 제주나 호남에서 출마할 용기가 있느냐?"라고 물으면서 "당 대표는 尹심이 아닌 민심을 생각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라고 말한 것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안 후보는 "김기현 후보에게 또 묻겠다. 우리 당은 대장동 사건을 규탄하며 정권교체를 이뤄냈고 LH사태를 규탄하며 4.7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압승했다. 그만큼 부동산 문제는 국민의 역린이다. 다음 당 대표는 부동산 문제에 한 점 의혹도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 "토론회에서 김 후보는 황교안 후보의 울산 KTX역 시세차익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해 많은 국민들이 의혹이 커졌다고 한다. 김 후보가 대표가 되면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의 대장동 비리를 심판할 수 없고 오히려 공격을 받고 총선 필패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김 후보는 1800배 차익에 대해 제대로 해명해야 할 것이다"라고 공격한 것이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내가 1등 후보가 맞나 보다. 가짜 뉴스를 만들어 퍼나른다"면서 "이미 전 정권에서 1년 반에 걸쳐 뒤졌고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며 "우리 당에 민주당식 DNA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나 보다. 전당대회에서 아니면 말고 식은 용납되지 않는다"라고 받아쳤다.
한국타임즈 구정훈 기자 kjh3203@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