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라인▽
[기자수첩] '픽션'이 '현실'이길 바라는 영화 '검사외전'
작성 : 2016년 02월 15일(월) 09:45 가+가-

[사진:영화 검사외전 포스터]

[한국타임즈 양준석 기자] 영화 '검사외전' 관객수가 750만 명을 돌파했다. 14일 영화진흥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13일 영화 '검사외전'은 54만 8,321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개봉 11일 만에 누적 관객수는 753만 3,674명이다.

영화의 줄거리는, 살인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힌 현직검사가 사기꾼을 이용해 누명에서 벗어나려는 이야기를 담은 것이다. 필자도 14일 영화를 봤다. 국민배우 소리를 듣는 황정민과 사기꾼이지만 왠지 밉지 않은 사기꾼역을 맡은 강동원 등 출연 배우들의 현실감 있는 연기.

영화의 줄거리는 의외로 단순하다. 한 폭력검사(황정민)가 '피의자를 때려 죽였다'는 누명을 쓰고 징역 15년의 형을 받아 감옥에 갇힌 뒤, 그 누명을 벗기 위해 사기꾼(강동원)을 이용한다. 그 사기꾼의 활약에 의해 검사를 감옥으로 보낸 거악이 단죄된다. 물론 영화니까 가능한 상상이다. 영화니까 그 거악이 단죄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지금도 상류층이라 이름한 곳곳에 거악들이 양심의 가책도 없이 당당하게 살아가고 있는 현실을 목도하게 된다. 영화와 현실의 극명한 차이점이다.

영화에선 우리사회에 지금도 종종 언론에 보도되는 폭력시위란 용어가 등장한다. 그리고 영화도 역시 시위대의 폭력에 경찰이 부상하고 경찰장비가 파손됐으며, 이러한 공권력의 무력화를 막기 위해 더 강한 공권력 행사가 필요하다는. 그래서 결국 '정의롭던' 시위는 '사회안정을 해하는 근절돼야 할 폭력시위'쯤으로 몰려 '정의'는 소수의 목소리가 돼버린다.

영화를 보다 잠시 생각했다. 지난해 12월의 서울 도심 시위소식.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뒤 아직도 의식을 찾지 못하는 백남기 농민의 상황이 기억에도 생생하다.

그뿐인가. 철거에 반대하다 경찰의 강압진압에 밀려 불에 타서 죽은 사망자가 나왔던 용산참사의 시위 주동자들은 긴 옥살이를 했다. 그런데 이 진압이 당당하고 정당한 공권력 행사였다는 경찰 총수는 국영기업체 장을 거쳐 현재 오는 4월 13일 치러지는 국회의원 입후보 소식.

검사외전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철새 도래지를 개발해 돈을 벌려고 폭력을 끼고 있는 검은 자본가. 그 철새도래지 개발을 반대하는 환경단체 회원과 주민들의 대치. 이 시위의 합법적(?) 진압을 위해 동원된 폭력조직원. 그들의 뒤에 얽힌 검찰 상층부와 집권당이란 거대한 검은 커넥션... 이 영화의 얼개를 이루는 핵심이다.

스스로 폭력검사를 자임하는 검사 변재욱은 이 검은 커넥션을 벗기려고 혼자서 고군분투한다. 하지만 이런 고군분투 때문에 이 거대한 검은 커넥션이 제거해야 할 대상이 된다. 이 지점에서 또 생각난다. 지난 대선과정의 국정원 등 권력기관의 불법선거운동 사례를 수사하다 낙마한 뒤 지금도 한직으로 돌고 있는 윤석열 검사, 그 검사의 수사를 뒷받침하다 '혼외자식' 추문으로 낙마한 검찰총수 채동욱.
[한국타임즈 양준석 기자]


그런데 당시 이들과 반대 자리에서 권력기관의 불법선거를 감쌌다는 의혹을 받은 고위경찰 출신은 지금 집권당의 공천만 받으면 국회의원 당선이 유력한 지역에서 유력 예비후보로 활동 중이다.

다시 영화 이야기…. 환경단체로 위장한 폭력배들의 경찰폭행과 시위진압 경찰의 사망. 이 사망사건의 피의자로 체포된 폭력배는 그러나 이미 검은 커넥션이 버리기로 한 카드다. 이 카드는 검은 커넥션을 벗기려는 변재욱 검사를 함께 보내는 카드이다.

그리고 이 카드는 멋지게 조합돼 결국 변재욱 검사는 수사 중 피의자를 죽인 검사가 되어 징역 15년을 받는다. 물론 이 카드를 성공시킨 고위검사와 검은 커넥션 안의 핵심들은 성공가도를 질주한다. 그런데 묘하게도 영화속 이런 얼개가 채동욱과 윤석열을 제거하는데 성공한 이들의 또 다른 성공이 내겐 자꾸 겹친다.

하지만, 영화는 결말이 현실과 다르다. 이 커넥션을 보기 좋게 깬다. 그도 한 어설픈 사기꾼에 의하여. 마지막에 자신의 모든 죄가 밝혀졌음에도 그 거악의 화신이 던지는 외침 "이는 야당이 나를 죽이려는 음모야".

영화를 그냥 '영화니까, 영화적 상상력으로 뭔들 못해?'라고 웃으며 넘길 수 있을까.
한국타임즈 양준석 기자

kailas21@hanmail.net

핫뉴스
많이 본 뉴스

종합

정치

사회

경제

기사 목록

살림단상 기자수첩 칼럼/기고 집중인터뷰
특집/이슈 NGO소식 캠퍼스소식 법조소식
한국타임즈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