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라인▽
[기자수첩] 노 대통령 탄핵한 박 대통령, 부메랑 맞을 수도
작성 : 2015년 07월 02일(목) 17:20 가+가-

[한국타임즈 양준석 기자]

[한국타임즈 양준석 기자] "정치적으로 선거수단으로 삼아서 당선된 후에 신뢰를 어기는 배신의 정치는 결국 패권주의와 줄 세우기 정치를 양산하는 것으로 반드시 선거에서 국민들께서 심판해 주셔야 할 것입니다."-박근혜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6월 25일 국무회의에서 한 발언이다. 박 대통령은 이어 "우리 국민들의 정치수준도 높아져서 진실이 무엇인지, 누구를 위한 정치를 하는 것인지 잘 알고 계실 것"이라며 "여당의 원내사령탑이 정부·여당의 경제 살리기에 어떤 국회의 협조를 구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정치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은 '심판대상'이 여당의 원내사령탑 유승민 원내대표를 가리키는 것이란 것쯤 금방 알 수 있다.


이후 유 원내대표가 몇 번이나 머리를 숙이면서 '사과한다'고 했지만, 청와대와 친박은 유승민 사퇴를 노골적으로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유 원내대표는 "사퇴해야할 이유를 모르겠다"며 버티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이, 박근혜 대통령의 유승민 원내대표를 겨냥한 말이 부메랑이 될 수 있다. 바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 탄핵당할 때 인용됐던 말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국민들이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해줄 것을 기대한다. 대통령이 뭘 잘 해서 우리당이 표를 얻을 수만 있다면 합법적인 모든 것을 다하고 싶다"-2004.02.24 방송기자클럽 초청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노무현.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 발언으로 탄핵 당했다.


당시 새천년민주당이 노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고, 한나라당이 이에 동조했다. 이들이 제시한 법 조항은 공직선거법 9조 위반을 사유로 제시했다. 선거법 9조 1항에는 '공무원 기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자(기관·단체를 포함한다)는 선거에 대한 부당한 영향력의 행사 기타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명시했다.


중앙선관위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위반이 된다'는 결정을 내리면서 "대통령은 행정부 수반으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독려해야 하고 모범을 보여야 한다"며 "대통령이 중립성을 훼손하는 발언을 하면 공무원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감안해 이 같은 조치를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그해 3월 12일 탄핵안을 밀어붙였고. 찬성 193표, 반대 2표였다. 그러자 온 나라에서 '탄핵반대'를 외치며 촛불집회가 열렸다. 결국 헌법재판소는 그해 5월 14일 탄핵 심판에서 기각 결정을 내림으로써 노무현 대통령은 직에 복귀했다.


조국 서울대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배신의 정치를 선거에서 심판해달라'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6월 28일 자신의 트위터에 "대통령이 특정 정치인을 반드시 낙선시키라고 공개적으로 말하는 것,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상당하다"라며 "법적으로 탄핵 사안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왜 이 점을 지적하지 않지? 정당명과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다 이건가?"라고 꼬집었다.


여당 원내대표를 심판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대통령. 어처구니가 없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기준으로 보면 박근혜 대통령도 탄핵감이지 않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새겨야 할 말이다.
한국타임즈 양준석 기자

kailas21@hanmail.net

핫뉴스
많이 본 뉴스

종합

정치

사회

경제

기사 목록

살림단상 기자수첩 칼럼/기고 집중인터뷰
특집/이슈 NGO소식 캠퍼스소식 법조소식
한국타임즈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