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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박근혜 담화, 헌법 '배치'되고 촛불민심 '배반'
기준 충족하고 헌법에 부합하는 것은 '탄핵'과 '하야' 뿐
작성 : 2016년 11월 30일(수) 13:00 가+가-

[한국타임즈 양준석 기자]

[한국타임즈 양준석 기자] 이솝우화에 나오는 '양치기 소년'은 거짓말을 계속할 경우, 진실을 말해도 아무도 믿어 주지 않아 낭패를 당하게 된다는 교훈을 보여준다. 간단한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양을 치던 한 소년이 너무 심심해서 장난삼아 '늑대가 나타났다'고 두 번 거짓말을 했지만, 마을 사람들은 진짜인줄 알고 각각 몽둥이를 들고 소년에게 달려왔다가, 그만 허탈과 실망만을 안고 돌아간다. 하지만, 어느 날 정말 늑대가 나타나자, 소년은 '정말 늑대가 나타났다'라고 목이 터져라 외쳤으나, 아무도 믿고 도와주지 않아 결국 양과 함께 자신도 늑대의 밥이 되고 만다는 얘기다.

박근혜가 11월 29일 3번째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탄핵이 코앞에 다가오자 자신의 거취를 국회로 돌리는 꼼수로 혼란을 부추겼다. 또한 박근혜는 3번째 담화를 발표하면서 까지도 최순실 사태에 대한 모든 혐의에 대해 단 한 번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저 자신은 죄가 없고 속았다는 투다. 전 국민이 다 알고 있는 것을 자신만 몰랐다는 것이고, 그것마저도 국익을 위해 그런 줄 알았다는 황당한 해명을 했다.

때문에 국민들은 "이제 결정적으로 촛불이 횃불이 될 시기다"고 비판의 날을 세운다. 이솝우화에 나오는 양치기 소년처럼 국민들은 박근혜가 죄를 인정하고, 아닌 말로 석고대죄를 한다 해도 온전하게 그의 말을 믿지 않으려 들 것이다. 그동안 단 한 번도 진정성 있게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국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지 않았기에, 더 이상 그의 담화 따윈 더 들을 필요조차 없게 돼버렸다.

박근혜는 "국정의 혼란과 공백을 최소화하고 안정되게 정권을 이양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며 사실상 백기투항을 하는 것처럼 국회에 공을 던졌지만, 김종대 전 헌법재판관은 29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헌법이 정하는 사퇴는 즉각적인 사퇴이지, 사후에 몇 달 지나고 나서 어떤 일을 한 뒤에 사퇴 하겠다하는 조건부나 제한부 사퇴는 안 된다"며 "저는 그게 헌법에 반하는 바라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청와대도 이달 초 야당이 박근혜 2선 후퇴와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요구했을 때 위헌 소지 등을 이유로 거부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때나마 잠깐 거국중립내각이 현실적 대안으로 거론됐던 것은 탄핵이란 파국 상황은 막아보자는 고육책에서였다.

그러나 촛불민심이 임계점을 한참 넘어버려 이제 횃불로 변화할 시점까지 와버린 지금은 '명예로운 퇴진'이나 '질서 있는 퇴진'을 하기에 너무 때가 늦었다. 따라서 결국 여러 헌법상의 문제점과 박근혜 스스로 제시한 기준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방안은 즉각 사퇴, 즉 '하야' 밖에는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박근혜 스스로 제시한 '국정 혼란과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과도기간이 최소화돼야 하며, 안정되게 정권을 이양하기 위해 마련된 헌법 규정 역시 당연히 지켜져야 한다는 매우 평범한 이유에서다.

그런데 박근혜는 스스로 하야를 선택하지 않고 결정을 국회에 떠 넘겼다. 따라서 지금 국회가 할 일은 박근혜에 대한 탄핵절차를 밟거나, 여당이 박근혜의 담화에 근거해 최소한의 협의를 한다면 그건 하야에 대한 협의 외에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음을 분명히 해야 한다.
한국타임즈 양준석 기자

kailas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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