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행정이고 부도덕한 면도 많지만, 몇 년이 지난 사건을 자꾸 들춰내서 군정의 발목을 잡는 것이 구례군 발전에 무슨 도움이 되냐고 충고해 주는 독자도 있고, 가려운데 긁어주는 것 같아 시원하다는 군민들도 있고, 구례군에 그런 일이 있었느냐고 물어 오는 어르신도 있다.
지역신문의 위력을 실감하고 있다.
필자도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비판의 글을 쓰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누가 대신 나서줘서 잘못된 부분을 지적해주기를 희망했다.
하지만 최근에 민심이 흉흉할 정도로 구례군정이 엉망인데도, 속 시원하게 잘못들을 지적하거나 군수의 행정 행위들이 보복, 특혜, 편협한 행정이 이뤄지고 이러이러한 사업들이 의혹이 있다는 언론 보도를 본적이 없다.
눈은 있지만 보지 못하게 하고, 귀가 있지만 듣지를 못하게 하는 지역사회의 이상한 분위기는 구례군민의 패배주의 때문인 것 같다.
1심에서 7년형을 선고 받고 구속된 사람이 무죄로 나오고, 수많은 불법들이 자행되고도 담당 공무원이 바람막이가 돼 경징계로 무마되고, 선거를 통해서도 심판할 수도 없는 구례지역사회가 되다 보니 '그놈이나 이놈이나 다 똑 같은 놈이다'는 패배주의와 권력에 편승해서 이익이나 챙기자는 모럴헤저드가 지역사회 분위기를 지배해 버렸다.
필자도 지역발전을 위해 미래지향적인 말을 하고 싶고, 구례뉴스를 통해서는 특히 구례군민들의 소박하고 정겨운 소식들로 채워나가고 싶다. 하지만 이러한 현실 속에서 개인적으로는 신앙인의 한 사람으로 타인의 잘못을 들춰내는 작업이 다른 사람의 옷을 입고 있는 것처럼 어색하고 힘겹다.
필자는 정치적인 의견을 피력하고 비판적 견해를 표현하면서 외톨이가 되어 버렸다. 더불어 살아가는 지역사회의 일원이 되지 못하고 좋아하는 선·후배들과 어울리는 것도 눈치를 봐야 한다.
공직에 있거나 사업을 하는 지인과 식사라도 할 때면 보고가 돼, 지인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고 한다. 구례 관내에 있는 식당에서 같이 식사하는 것은 엄두도 못 낸다. 무슨 북한사회의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자연으로 가는 길 구례에 살고 있는 구례토박이인 필자의 이야기다.
옳고 그른 문제에는 단호해야 한다고 배웠고,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고 싶어 원치는 않았지만 물러서지 않았다. 주위를 둘러봐도 나설 사람이 없어 그냥 묵묵하게 내 자리를 지켰다.
우리 삶의 터전 구례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젊은 시절 그렇게 좋아하고 존경하던 공직자 선배들은 인사권자에게 뇌물을 줘야지 승진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부당한 명령에도 어쩔 수 없이 복종해야 한다는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지리산과 섬진강이라는 천혜의 자원만 믿고, 집중적인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지 못하고, 스스로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 년 2천억이 넘는 예산(경상비 제외)을 군수 본인의 사적 인간관계와 외지인 사업자의 특혜성 사업에 상당한 비중의 예산을 쏟아 붓고 있다.
구례군민들이 후손들에게 물러줘야 할 유·무형의 자산이 외지 특정인에게 부동산, 자연자원 등 이권이 흘러 들어가 조금 과장해서 구례를 팔아먹고 있다고들 말한다.
교부세 삭감을 이유로 행정 수요자인 구례군민들은 행사지원, 사회단체지원, 복지 사업들이 삭감돼 지역 경제가 위축되고 있다.
선거 때 상대방을 지지 했거나 본인을 비판했던 군민에게는 눈도 마주치지 않으려는 저급한 행태의 보복성 행정 행위를 일삼고 있다.
이제라도 구례군민의 이름으로 군수의 편협한 오기행정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
구례뉴스가 해야 할 일이다. 구례뉴스 신문을 통해 구례군민들과 소통하고, 부정과 갈등으로 향하고 있는 구례군의 방향키를 바로 잡아야겠다.
지난 잘못을 들춰내는 작업이 식상하고, 현재의 구례뉴스 보도 행태가 불편하더라도 지역사회 발전과 상생을 위한 구례뉴스의 비전으로 이해해주길 바란다.
현재 구례호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불편하고 식상하겠지만, 특혜와 보복으로 얼룩진 행정이 이뤄지고 있는 부적절한 군정운영의 현실에서는 비판 또한 비전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이 글의 내용 가운데 필자의 의도와는 다르게 묵묵하게 주어진 업무에 충실하고 있는 다수의 공직자들께는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한국타임즈 양준식 기자는 지역신문인 '구례뉴스' 편집인을 겸임하고 있음을 밝혀둡니다. -편집국- ]
한국타임즈 양준식 기자 kure1999@naver.com
